안녕하세요, 조선일보 문화부 신정선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166번째 레터는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입니다. 지난 5일 개봉해 10일까지 6일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23만8751명). 이 영화를 시사회 때 놓쳐서 지난주 토욜에 봉준호 감독님 씨네 토크 취재하러 광주에 내려갔다가 롯데시네마 광주점에서 조조로 봤습니다. 토크 취재까지 마침 시간이 비어서요. 오, 그런데, 주인공의 험악한 비주얼 때문에 썩 정이 가지 않던 이 영화가 뜻밖의 즐거움을 줬습니다. 영화 제목과 포스터를 보면 괴물 나오는 폭력 영화일 것 같고, ‘사냥하거나 사냥당하거나’라는 마케팅 문구를 보면 쌈박질이나 할 것 같지 않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영화 제목은 이렇게 다시 써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녀와 야수가 댕 바다이야기룰 댕이를 만났을 때’. 우연히 만난 3인조가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각자 다시 태어나는, 겉보기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깔려있거든요. 그 이야기를 요소요소 놀라움 포인트를 살려서 잘 만들었어요. 액션도 물론 팍팍 들어있습니다. 지금 박스오피스 1위인 이 영화, 제가 본 포인트 몇 가지 말씀드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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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레데터:죽음의 땅'에서 합성인간 티아와 프레데터인 덱은 각자 다른 목적을 위해 일단 힘을 합칩니다. 너무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하나가 돼가는 여정은 '프레데터'를 보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가 도입부에서 말씀드렸듯 ‘프레데터: 죽음의 릴게임손오공 땅’은 제목과 포스터, 마케팅 문구가 안티에요. 어쩐지 관람을 주저하게 만들죠. 하지만 실제론 전혀 다른 이야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프레데터’ 시리즈 중 하나로 먼저 소개가 되는데, 그 시리즈 전혀 몰라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모르고 보시는 게 훨씬 낫습니다. 오리지널 영화 보시듯, 새로운 눈으로 보셔도 충분히 즐기실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수 있어요. ‘프레데터’ 시리즈라하면, 1987년에 나온(아, 옛날이여)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영화 ‘프레데터’에서 시작한, 외계 사냥꾼인 프레데터와 인간이 죽자고 싸우는 액션 호러 영화되겠습니다. 그 뒤로 프레데터가 에이리언하고 싸우는 혼종도 나왔죠. 프레데터는 체구도 엄청 크고 첨단 무기도 갖춘 막강한 종족입니다. 전작들에선 아놀드 같은 힘센 인간에게 패 바다이야기온라인 했는데, 이번 영화에선 인간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지구도 안 나오고요. 그럼 뭐가 나오느냐. 외계에 파견된 합성인간과 우주의 기기묘묘한 동식물이 잔뜩 나옵니다. 그런데 이들이 보여주는 ‘인간성’이 오히려 인간을 능가해요.
처음 5분 정도가 진입장벽이에요. 여기만 넘기시면 됩니다. 저도 음, 이건 뭐지, 했거든요. 험하게 생긴 등장인물 1과 비슷한 수준으로 험하게 생긴 등장인물 2가 나오더니 이유 불문하고 싸웁니다. 누가 누군지 구별이 잘 안 가실 수 있는데, 알고보면 둘은 외계 행성의 야우차 종족이고 형제에요. 형제가 싸우는 건 둘 중 동생이 종족의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야우차 종족은 센 놈만 키우는데, 동생은 체구가 종족 평균에 비해 기형일 정도로 작고 전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 동생이 영화의 주인공이고 이름은 덱. 형과 동생의 싸움은 새로운 등장인물로 인해 위기가 닥칩니다. “저 놈은 불량품이다, 당장 죽여라.” 명령하는 이는 종족의 대장, 형제의 아버지입니다. 형은 동생을 지켜주려 하고 아버지는 죽이라고 명령해요. 형이 아버지에게 반항하자, 이런. 아버지가 형을 죽여버립니다. “나약함을 용서하는 것은 나약함의 증거”라면서요. 허허. 동생은 형의 도움으로 우주선을 타고 간신히 피신. 불시착한 곳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행성이고요. 이 행성에서 또 다른 주인공, 엘 패닝이 연기하는 합성인간 티아를 만나게 됩니다.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에서 합성인간 티아와 프레데터 덱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에요. 하반신을 찾겠다며 덱을 따라나서는 티아, 사실은 티아만큼이나 부족한 존재였던 덱은 훌륭한 파트너가 됩니다./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동생 덱은 행성에서 할 일이 있었어요. 아버지의 인정을 받으려면 행성에 사는 무시무시한 괴물, 아버지조차 무서워한다는 칼리스크를 죽여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 행성, 어둡고 음습하고 불길한 기운으로 가득한 곳은 주위 식물부터가 죄다 독이나 칼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죽음의 땅’입니다.
죽음의 땅에서 살 궁리를 해야하는 덱의 귀에 누군가의 음성이 들립니다. “거기 야우차~”하는 낭랑한 목소리는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하반신이 분리된 합성인간 티아의 음성이었죠. 티아는 자신이 이 곳의 지형지물을 잘 안다면서 덱에게 동행을 제안합니다. “난 다리를 찾고 당신은 전리품을 챙기라”면서요. 티아는 독에 마비된 덱을 구해주면서 능력을 증명합니다. 덱의 험상궂은 얼굴과 티아의 해맑은 미소가 강하게 대비되면서 참 잘 어울려요.
대비되는 것은 외모만이 아닙니다. 티아는 “생물을 이해하려면 감수성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감수성이 남다른 능력이라고 주장하죠. 반면 덱은 “감수성은 나약함이다”라고 맞서고요. 나약함, 그것은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 했고 실제로 형을 죽인 이유였죠. 하지만 영화가 전개되면서 티아는 나약함의 상징인 감수성이 생존에 가장 중요한 성질임을 보여줍니다. MBTI를 적용하자면, 티아의 대문자F 성향이 덱의 대문자T 성향에게 한 수 가르쳐줬다고나 할까요.
둘에 합류하는 행성의 생물체가 있어요. 생긴 건 원숭이인데 행동은 강아지처럼 하는 버드(티아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큰 눈에 동그랗고 귀여운 버드는 덱과 티아를 처음 만났을 때 의외의 능력으로 둘을 구해줍니다. 버드는 덱이 마음에 드는지 그의 행동을 따라하고 침(침뱉다 할 때의 그 침)도 바르는데, 의외의 이 행동은 사실 큰 의미를 품고 있다는 게 나중에 밝혀집니다. 자, 이제 덱, 티아, 버드의 3인조가 뭉쳐 무시무시한 괴물 칼리스크를 찾아나서는데. 과연 괴물을 성공적으로 찾아내 무찌르고 아버지의 인정, 분리된 하반신 회수라는 각자의 목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영화를 보시고 확인을.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팬 시사회 모습입니다. 객석을 보니 용아맥인 듯 하네요. 대부분 남성 관객인데, 이 영화, 여성 관객이 보셔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주인공 3인조 중 여성 캐릭터가 둘이네요./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처음에 덱과 티아는 각자 무언가가 부족한 상태에서 만납니다. 덱은 가족과 감정이 없고, 티아는 신체의 일부가 없으니까요. 가지지 못한 것을 찾아나섰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감정이 풍부한 티아와 감정을 배척하는 덱은 성향으론 정반대입니다. 둘은 서서히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가르쳐주고 배우게 되는데 이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고 공감하기 쉽게 그려져요. 인물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설계됐거든요. 그러면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게 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난 부족이 없다”던 덱이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지, “늑대의 리더는 살육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무리를 잘 지켜줘서 리더인 것”이라는 티아의 말이 덱의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보시다보면 험상궂게 생긴 덱의 얼굴이 어느새 매우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반가운 경험도 하실 수 있을 거에요.
여기까지 읽으시면 “아니, 이 영화는 그러면 가족 드라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액션도 물론 강합니다. 덱이 이것저것 쉴 새 없이 무찌르거든요. 붉은 검을 들고 거대한 생물체를 반으로 가르는 시원한 장면 등 디자인이 잘 된 액션이 계속 나옵니다. 장르의 본분도 잊지 않은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포스터만 보고는 예상 못했던 이야기까지 즐겨보시길 바라며, 저는 다음 레터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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